[허재승 원장] 손목 저리면 다 손목터널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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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저리면 다 손목터널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오해
최근 방송이나 기사를 통해 손목터널 증후군에 대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많이 알려진 탓일까, 손주변에 나타나는 모든 증상을 손목터널 증후군으로 오인하거나, "손목터널" 이란 이름 때문일까, 손목에 나타나는 통증을 손목터널 증후군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손목터널 증후군은 두꺼워진 횡 수근인대에 의해 정중신경이 압박되어 생기는 질환으로 손 저림 특히 엄지와 둘째, 셋째 손가락의 저린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정중신경이 오랫동안 눌린 채로 방치되면, 감각이상이나 손의 근력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시기에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자신의 손을 펴서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보자. 엄지와 새끼손가락에서 손목 쪽에 가까워지면 도톰하고 말랑말랑한 부분이 있다. 엄지 쪽에 있는 부분이 무지구근, 새끼 손가락 쪽에 있는 부분이 소지구근이라고 불리는 근육이 있는 부위이다. 이 두 근육의 사이에 만져지는 단단한 부위가 횡수근인대이고, 횡 수근 인대 바로 밑에 바로 "손목터널"이라는 공간이 존재한다. 손목터널에는 정중신경과 함께 손목과 손가락을 구부리는(굴곡 시키는) 역할을 하는 힘줄(건)이 함께 지난다. 따라서 손에 힘을 많이 주는 일을 하거나, 임신, 출산, 폐경 등으로 인해 힘줄이 붓게 되면 손목터널 내 공간이 협소해지면서 정중신경의 압박으로 인해 손이 저린 증상이 악화된다.
손목터널 증후군을 자가 진단하는 여러 방법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많이 소개되어 있지만 잘못된 정보들도 많다. 손목터널 증후군은 손이 저린 증상을 주로 보이지만 저리다고 무조건 손목터널 증후군은 아니다. 정중신경은 엄지손가락부터 세번째 손가락까지, 네번째 손가락의 엄지 손가락 쪽 절반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이다. 따라서 손이 저리다면 새끼 손가락도 저린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다섯손가락이 다 저린 것 같지만 손목터널 증후군에서는 대부분 새끼손가락은 저리지 않는다.
라면을 먹고 자지 않아도 인체는 아침이 되면 어느 정도 이상 붓는다. 특히 여성에서는 임신, 출산, 폐경 등의 여성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아침에 특히 많이 붓는데, 얼굴이 붓지 않아도 주먹이 잘 쥐어 지지 않을 정도로 뻑뻑한 증상과 함께 손 저림이 악화된다면 특징적으로 손목터널 증후군을 시사하는 소견이다. 아침에 손이 뻑뻑한 증상을 "조조 강직" 현상이라고 하며, 이는 손목터널 내에 힘줄이 부어 발생하는 증상이다. 심한 경우, 수면 중에 정중신경 압박증상이 심해지면서 손을 털면서 깨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Night crying) 이럴 경우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손이 저리지만 어깨를 포함한 팔이 전체적으로 저린 경우에는 손목터널증후군 보다 목 디스크 (경추 추간판 탈출증)에 의한 증상일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팔 전체가 저리면서, 손이 집중적으로 저린 증상과 함께 앞서 언급한 조조 강직이 같이 동반되는 경우는 손목터널 증후군과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 함께 있는 경우이다 (Double crush syndrome). 이때 목디스크에 대한 치료만 받게 되면 손목터널 증후군을 간과하여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된다. 이럴 경우 신경전도 검사 (EMG)를 받으면 신경이 압박되는 부위를 알 수 있어 진단에 많은 도움이 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비교적 흔한 질병이지만, 흔히 다른 질병과 혼동하기 쉽다. 정확한 진단이 된다면 약물치료, 주사치료를 시행하여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고, 정도가 심하다면, 2cm의 최소절개 수술법으로 횡 수근인대를 절개하여 정중신경을 감압하는 간단한 수술을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영구적인 신경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손이 저린 증상이 생긴다면, 전문의와 조기에 상담하여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다.
[충청투데이] 손목 저리면 다 손목터널증후군?